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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리의 Brunch ]/새아리의 호주 생활 일기장

#6 컴 백 투 시티, 세컨비자 취득 그리고 셧다운 (feat. 코로나 바이러스)

by 새아리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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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글쓰기가 뜸 할때 쯤 몰아서 올리는 블로거, 새아리입니다
이 포스팅 시리즈는 내 근황을 알리고 싶어서 쓴다-라기 보다는
제 워홀 생활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싶어서 올리는 (의식의 흐름) 다이어리라고 생각해주세요 ^ㅡ^

시티에 돌아 온 건 1월 말, 벌써 2달이 지났다
오자마자 나는 원래 일하던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발전을 도모하고 싶어 이직의 기회를 계속해서 노렸으나
차가 없음 + 지역적인 한계 + 현실과의 타협으로
원래 일하던 데서 몸담아 일하기로 보스에게 회유 되었다는 슬픈 소식ㅋㅋㅋㅋㅋㅋ

왜저래 빙구같이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돌아오고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마치 내 고향에 돌아온 듯한 그런느낌
인종차별 없고 사람들이 다 나이스 한 것도 너무너무 좋고
그래서 안전하다는 느낌이 드는것도 너무너무 좋고
교통이 편리한 것도 뚜벅이로 충분히 살 수 있는 것도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커피를 만들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정말 4개월여 동안의 농장생활은 꿈을 꾼 듯 기억에서 지워지고 시티생활에 다시 젖어들기 시작했다

처음 오자마자 머물렀던 집

내가 들어가려고 하는 집에 바로 입주를 할 수 가 없어서
도착 후 2주동안 머무를 집을 구했어야 했는데
친구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단기 숙소를 운좋게 구할 수 있었다
이쪽 동네는 처음 있어 봤는데
맨날 걸어서 통근하다가 트램으로 2정거장 가려니까 진짜 귀찮고ㅋㅋㅋㅋㅋㅋ그랬음
심지어 집에 사는 사람이 우리 둘 뿐이었는데도 갑갑한 느낌이 들고 그래서
퇴근 한 후에도 집에 안들어가고 동생이랑 딴짓하다 들어가고 그랬음ㅋㅋㅋㅋㅋㅋ
집에도 역시 터라는게 있나보다 느낌이 좋지 않았어...
그러고 옮긴 집은 나름 괜찮긴 했는데 집주인 맘에 안들어서 또 곧 이사갈 예정이다

아 그리고 세컨비자 신청은 2월 1일에 했다
내 멀고 험난한 여정의 세컨비자 신청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세컨비자 따러가는 것부터 신청 그리고 승인까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나라....

소닉 헬스케어 센터에서 검진을 받으면 된당

 

내가 퍼스트 비자 받은게 18년 7월이니 헬스폼이 당연히 만료되어 다시 검진받으러 갔다

나 여기서 검사 다 받고 알아서 다했다고 얘기 한 다음에 돈내고 가면 되는건데
예약도 맨 처음에 해서 맨 처음으로 검사 받아놓고
한시간 정도 그냥 기다림ㅋ
다하면 돈내고 가세요ㅋㅋㅋㅋ저처럼 시간 날리지 말고~~

 

여기는 내가 원래 일했던 한식당이다
밥 먹으러 갔다가 친구가 밥도 해주고 밥도 사줌
친구가 여기서 일해서 어쩌다 보니 자주 가게 되었었는데
어쩌다보니 일도 다시 하고 있다ㅋㅋㅋㅋㅋ
비록 지금은 셧다운 했지만 사장님이랑도 더 친해졌고 친구랑 일하는 것도 더 편해져서
일하는 거는 무리 없이 잘 일했다
셧다운 풀리고 다시 또 일 하고 싶당 밥이 맛있엉

이거는 뜬금없이 smashed avo
한창 빠져서 이것만 열흘 연속으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수란 만드는 연습도 할 겸사겸사
인스타에 맨날 저거 만든 것만 올리니까 친구가 시간이 멈춰있는 줄 알았댔다ㅋㅋㅋㅋㅋ
나는 좀 하나에 빠지면 그것만 파는 경향이 있다 하하

 

퍼스트 비자때는 잘 가지도 못했던 카페를
세컨비자때는 많이 누려보려고 한다
돈도 중요하지만 카페일을 하다보니
다른 카페를 가 보는 것도 정말 중요하구나 싶었음
아무튼 요기도 내 친구가 쉐프로 일하고 있는 카페이고
이날 정말 맛있는 커피와 음식을 먹고 왔다
바리스타 챔피언을 만나 이야기하고 커피도 푸어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헤헿

캔버라는 축제가 많은 편이 아닌데, 그래서인지 사람이 꽤 온다.

연례 행사라는 Enlighten Festival
사실 이날에 비가와서 그런지 볼게 별로 없긴 했는데
친구랑 만나기로도 약속했고 어차피 할 것도 없어서ㅋㅋㅋㅋㅋ

 

음식이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이 와플 말고도 꼬치도 사먹었는데 다 맛있었음
맥주맛은 쏘쏘...?

그렇게 한창 돌아다니다 지쳐서 강가에 앉음

 볼 것도 없는데 돌아다니는거 존나 힘들더라 늙었나봐

 

또 뜬금없지만 라떼아트 실력 늘은거 자랑
이렇게 내 주특기는 튤립이 되었다고 한다

 

요것도 드물게 예쁘게 나온거라 찰칵
저런 커피만 만들 수 있게 노력을 해야지
지금 시점에서 보니 커피를 또 너무 만들고 싶네

이사진을 찍었을 때 쯤인가 코로나가 점점 위협을 가해오기 시작했다

 

가게에 손님이 줄고 있는게 느껴졌고
뉴스에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있는 주가 가장 늦게 확진자가 발견된 편인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느낌
근데 이때까지도 칠렐레팔렐레 난 몰라~~하고 별생각 없었음ㅋㅋㅋㅋㅋ

셧다운 발표 전 친구네 집가서 해먹은 요리

 

이 날은 내가 요리한게 아니라 친구가 요리해줌ㅋㅋㅋㅋ
큰언니가 준 땡초 주먹밥이랑 된장국이 신의 한수였다
몰랐지 이게 친구들과 만나는 마지막 시간이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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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그 다음주(3월 4째주)에 바로 셧다운 발표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마스크 쓰고 다니는 것만 봐도 개 오바라고 생각했는데 (호주 와서 머리가 너무 꽃밭이 되었나봄ㅋㅋㅋ)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하루라도 빨리 셧다운을 발표하는게 맞았다
어떻게든 social distance 유지하는 수 밖에 없음
미국에서 건강복지 쪽 장관님이 연설하시는 거 보고 크게 깨닫고 반성함...(너무 감동받아서 필사도 함..)

그래서 지금은 약간 긴축재정으로 지내고 있고
최소한으로 움직이면서 자가격리를 실천하고 있다
매일 생각하는게 그래도 상황이 나에게 최악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거
돈을 벌지 못하지만 몇 달은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있고
아프더라도 면역력이 있는 20대 이고
셧다운만 풀리면 다시 돌아갈 직장도 있다
의식주에 크게 지장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인 것 같다

만약에 돈이 정말 필요했던 대학생 시절에 이런 일이 터졌다면
나는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번도 이런 일이 내 인생에서 생길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우리 세대의 첫 IMF라면 이것일까 싶었다
연륜이 중요하다는게 이런 위기를 겪은 사람들과 겪지 않은 젊은 세대의 골은
이러한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요즘 우쿨렐레 치면서 잘 지냄

 

저거 JBHIFi 갔다가 우연히 찾아 낸 테너 우쿨렐레인데
가격대도 괜찮은데다 소리가 너무 예뻐서 인터넷에서 바로 구매했다
지금 배송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올 지 모르겠다
현재는 친구가 사준 소프라노 우쿨렐레로 연습하는 중인데 소리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ㅜㅜ
셧다운 우쿨렐레 연습할 시간 진짜 많아져서 빌리아일리시 노래 다 마스터중이다ㅋㅋㅋㅋㅋ

어쩌면 이 무료해 보이는 시간들이
나에게 평생의 취미를 스스로 가르칠 시간이 되고
영어실력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많은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믿어
밀려오는 무료함과 우울함에도(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고.)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보려고 노력중이다

이 시간들이 다 지나고
다들 웃으면서 건강하게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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