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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리의 Brunch ]/알아두면 득이되는 : 호주 생활 정보

호주 어학원, 가야할까? (feat. 가장 효과적인 영어공부법)

by 새아리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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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생각이고, 주변인 중 랭귀지 스쿨(어학원)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러한 조언을 해 줄 것 같다- 라는 마음으로 적는 포스팅이기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호주에 온 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워킹홀리데이로 왔건, 학생비자로 왔건 영어에 대한 고민을 다들 많이 한다. 물론 다들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하지만, 조기유학을 했던 사람을 제외하고 어렸을 때부터 한국식 영어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이라면, 처음 영어권 나라에서 살게 된 그들의 영어실력은 고만고만할 수밖에 없다.

자기가 수능성적이 좋았건, 토익을 만점을 받았건 스피킹 실력은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를 아는 사람과 고등학교 수준의 영어를 아는 사람의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게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맹점인 건 모든 한국인이 아는 사실. 실제로 호주에서 많은 한국인을 만나봤지만 이는 기정사실화 된 가슴 아픈 현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되어 제 2외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뇌는 이미 언어발달능력이 퇴화한 상태여서 10살 이하의 어린이와 비교했을 때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 시간에 있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국적이 다른 부모를 가진 아이는 두 부모가 서로 다른 나라 말로 해도 두 언어 간의 상호 치환이 바로바로 이루어지는 반면, 우리 같이 이미 성인이 된 후에는 본인의 모국어와 배우려는 언어의 직관적인 이미지화가 바로바로 되지 않아 여러 프로세스를 거치고 오랜 훈련을 겪어야지만 조금이나마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는 호주에 오기 전 부터 꾸준히 영어 스피킹을 공부하고 있는 내가 항상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말을 바로바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럴 때는 이런 말을 사용하는구나- 하는 틀을 외워 일상생활 속에 적용시키고 그게 익숙해지면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는 느낌으로 공부를 해 나갔다.

기본적으로 내가 어느정도 영어를 하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학창 시절 영어성적이 나빴던 적은 없다. 고등학교 때 영어 항상 1, 2등급을 받았고, 대학교 때 한 달 정도 공부하고 본 토익은 860 가량이 나왔었다. 간호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했던 PTE도 한 달 정도 공부를 했었는데, 과외 버프로 단번에 79점을 받아냈다. 언어 쪽에 재능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고, 개인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 공부를 한 편이다. 아, 호주 이외의 영어권 국가에 체류해 본 경험은 전무하기에 그냥 쌩토종한국인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호주에 와서 3년 동안이나 산) 나는 지금도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현지인인 남자친구와 이야기할 때에도 쉬운 단어인데도 뜻을 모르거나 내가 아는 그 발음이 아니어서 못 알아들을 때도 많고, 한 번도 이야기해보지 않은 주제를 이야기할 때면 어떤 단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져서 버퍼링이 생길 때가 많다. 말하다가 사전을 찾은 적, 발음이 이상해서 남자 친구가 몇 번이고 물어봐야 알아들은 경우도 부지기수고 지금도 너무 현지인 억양을 가진 사람들을 맞닥뜨리면 내가 못 알아들을까 봐, 영어 못하는 티가 날까 봐 긴장하고는 한다. 매 문장마다 터져 나오는 문법 오류는 말할 것도 없다. 일단 말해 놓고 뭐가 틀렸는지 맨날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영어실력은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처음 워킹홀리데이 와서 일한 카페 사장이 놀리듯이 내가 밥 먹을 때만 영어를 잘 알아듣는다고 한 말이 상처가 돼 집에 와서 엉엉 운 적이 있다. 지금에 비해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거의 벙어리 수준이었구나 싶다. 5년 전의 나보다 3년 전의 내가, 3년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영어를 잘한다. 그때는 손님들이 뭐라고 하면 잘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못 알아 들어도 한 두 번 다시 물어보면 응대가 가능하다. 주문받는 게 세상 무서웠던 나는 주문만 한두 시간씩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천천히 조금씩 나의 영어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랭귀지 스쿨을 다녀봤냐고? 다녀봤다.
랭귀지 스쿨을 추천하냐고? 80% 이상의 경우비추천, 20% 추천.
먼저 랭귀지 스쿨을 추천하는 20%의 경우에 대해 설명하겠다.


1. 나는 시간과 돈이 남아돈다. 심심하다.
2. 딱 의식주 해결할 정도로만 영어가 가능하다
3. 본인 실력과 비슷한 수준의 친구를 만나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싶다.


이 세가지 이유에 전부 해당하는 사람 제외하고 본인이 ^진짜 영어실력을 높이고 싶다^ 하면 절대 절대 비추천.
내가 다녔던 랭귀지 스쿨은 CIT language school이었고, 나름 체계적이라고 알려진 학교였다. 10주 코스의 학비는 약 3천 불. 3월에 비자가 만료되는 상황이었고 굳이 랭귀지를 등록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내가 공부하고 싶은 간호 과정의 4월 정원이 다 차 버리는 바람에 7월 입학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기에는 공백기가 너무 길어지게 되어 학생비자 신청 시에 리젝이 될 수 있다며 유학원에서 등록을 추천했다. 사실 좀 더 알아보고 피할 수 있었으면 피하고 싶었는데 비는 기간이 약 4개월이나 되었기 때문에 요즘 같이 학생비자 승인이 깐깐해진 시국에는 랭귀지 스쿨을 등록하는 쪽이 안전한 방법이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 주고 생고생을 했다^^;

정말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시스템이 체계적이라는 후기는 어느정도 동의하는 바였다. 원래 6개 반으로 나눠져야 하는데 코로나 시국에 학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바람에 학교 측에서는 반을 2개씩 합반하여 1-2반, 3-4반, 5-6반을 함께 수업했던 게 학생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unlucky였지만 선생님들의 실력은 딱히 비난하고 싶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짬이 그득그득하신 분들이었다. 간호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워밍업을 하기에도 좋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내가 랭귀지 스쿨 등록을 피할 수 있었다면 피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염?_?

(재수없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어학원에 갈 필요성이 없는 상황이었다. 가장 높은 반이 아이엘츠 6.5였는데 나는 7.5-8.0 사이의 점수를 가지고 있어 선생님들이 도대체 너는 여기 왜 왔니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자신의 영어 성적이 낮다 하더라도, 본인이 책상에 엉덩이 붙이고 한두 시간 정도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혼자 공부하는 것을 x100000번 추천한다. 가봤자 시간 낭비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학생 한 명 한 명 케어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옆에 있는 동료가 영어를 너무 못하면 도움이 안 될뿐더러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난 죽을 뻔 했다). 언어 공부를 할 때에 있어 본인보다 너무 높은 수준을 하거나 너무 낮은 수준을 공부하게 되면 습득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어 좋지 않다고 한다. 본인이 70% 정도 알아 들을 수 있는 수준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레벨이라고 하니, 공부할 때 자신의 수준을 고려하여 알맞은 교재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만약에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기본적인 대화가 안된다 하는 분들도 사실 추천 안한다. 영어는 자신을 듣고 말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데, 학교 왔다 갔다 하는 시간, 열심히 모은 돈 아껴 혼자 공부하는 게 백배 천배 이득이다. 어차피 본인 노력으로 input을 늘리지 않으면 나올 output 같은 건 없을 수밖에 없는 게 당연지사, 당장 유튜브에 몇 개만 쳐봐도 파닉스부터 기초 문법, 중급자들을 위한 스피킹 훈련뿐만 아니라 고급자를 위한 강의까지 널리고 널려있다. (유튜브 채널을 추천한다면 베이직반 중급반 모두 생활영어를 배울 수 있는 만인의 빨모쌤 라이브 아카데미와 좋은 문장 구조와 영화 자료로 반복적인 연습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하우위 잉글리시 채널을 추천한다. 두 채널 모두 내가 꾸준히 공부했고 내 영어실력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 고마운 채널이다.) 돈 안 써도 된다. 요즘 세상에 돈 없어서 공부 못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거야 말로 낭설이다. 루저 중의 루저다.

나는 이 연습가이드 시리즈 덕을 조금 많이 봤다. 대본을 한글로 옮겨두고, 한글을 보면서 같은 문장을 영어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는 방식 + 자주 쓰이는 표현은 틀을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하우위 잉글리시의 에릭쌤은 이런식으로 같은 문장을 조금씩 변형시켜 수업을 듣다보면 자동으로 반복 훈련을 하게되고, 쉽게 암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정말 돈을 써야 할 부분은 <본인이 스피킹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알다시피 한국에서 박혀 살면 스피킹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다. 나는 항상 외국 생활을 해보는 게 꿈이었고, 언제든 나갈 기회가 오면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호주에 오기 전부터 오고 나서 까지 약 5년 정도 전화영어로 스피킹을 공부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데, 자신이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직접 부딪혀서 써먹어 보지 않으면 사실 공부하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로 소용이 없다. 지식은 내 입으로 설명하고 직접 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민병철 전화영어를 3년 정도 이용했었고, 그 후 가격이 합리적인 좋은 전화영어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서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튜터링을 2년 정도 이용했다. 아마 백만 원 정도의 금액이면 1년 동안 꾸준히 스피킹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랭귀지 스쿨 10주 가격의 반도 안 되는 금액이다.

홍보하는 목적은 전혀 없고, 내가 2년 이나 이용해 품질은 보증할 수 있는 회사다. 다른 회사는 이용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만족도는 민병철 전화영어와 비슷했는데, 가격이 훨씬 저렴해서 추천한다.

대부분의 전화영어는 필리핀 선생님들과 진행하게 되는데, 본인이 중고급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어 현지 원어민의 억양에 익숙해지고 싶은 목적이 아닌 이상 필리핀 선생님들과 수업해도 충분히 실력을 올릴 수 있다. 내가 수업을 함께 했던 수많은 선생님들이 현지 내 고학력자들이셨고, 프리토킹과 문법 교정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영어 공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팁이 뭔데? 에 대한 나의 답은 가장 어렵고도 간단한,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모든 영어 꿈나무들의 멘토인 빨모쌤도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는 것에 있어 자꾸 지름길을 찾는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간에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하여 일궈낸 것이 아니면 쉽게 얻어지지 않을뿐더러 오래 남지도 않는다. 영어공부도 같다. (나 너무 꼰대인가)


거두절미하고, 오늘보다 내일 더 영어를 잘하고 싶은 모든 나의 동료들과 함께 이 영상을 공유하고 싶다.

모두 영어로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는 그 날까지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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