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내가 시티에서 농장에 오는게 죽도록 싫었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번다버그에서 약 한 달 반 정도를 살고 있는 지금 생활에 이미 다 적응을 해 버려서 뭐 세컨 목적으로 따는 것 치고 나름 있을 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 적응이 어렵지 다 사람사는 곳이다.
세컨 딸 목적 있는 친구들이 이 글을 본다면 꼭 비자 5개월 정도는 남겨 놓고 넉넉하게 시골에 오길 바란다.
아무튼 지금까지 해본 시골생활과 시티생활 장단점을 정리해봤다.
1.백팩커스 생활
물품이나 시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훨씬 많아 불편할 수 있다. 주방이나 욕실 등은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잘 노려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픽업비가 지출되기 때문에 (픽업비 포함인 경우) 시티의 쉐어하우스 보다는 비쌀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그래서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백팩커스를 선호하기도 한다. 물건을 잃어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 자기 물건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마커를 꼭 사서 왠만하면 모든 물건에 이름을 써두길 추천한다.
2. 주변 시설
당연히 시티보다는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요즘에는 있을 것은 다 있기에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번다버그 시티에는 쇼핑몰 하나가 있는데 사실 그것만으로도 생필품과 식품은 거의 다 살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시티에 나간다고 엄청나게 많은 것이 있는 건 아니니 욕심만 버리면 못 살 것도 없다. 그러나 쇼핑 등의 선택권은 시티가 당연히 훨씬 많고, 괜찮은 미용실 찾기가 조금 어렵다. 그래서 다들 서로 잘라주곤 함. 나는 오늘 동생이 잘라줬다. ㅋㅋㅋㅋ
3. 식사
머리털 나고 삼시세끼를 내 손으로 직접 해먹게 될 줄은 몰랐다. 덕분에 몰랐던 요리실력 급상승 중. 다 같이 해먹으면 식비가 정말 많이 아껴진다는 것도 알았다. 4명이서 재료 미친 듯이 넣고 떡볶이 한다라이로 해먹었는데 20불 정도 나오더라. 배터지게 식사하고 인당 4천원인 셈이다. 이래서 호주에서는 외식을 못 간다. 이 합리적인 나라 같으니라고. 사먹어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딱히 사먹고 싶다는 생각도 안든다. 커피 빼고?
4. 세이빙
주급은 농장마다, 개인의 역량마다 달라서 단언하기는 좀 어렵다. 나는 시티에 있을 때 돈을 훨씬 잘 벌었는데, 그건 내가 주7일로 투잡을 뛰어서 그런거고 농장에서 돈 잘 버는 사람들은 주 천 넘게 잘 벌더라. 물론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그렇게 벌어서 자리잡는 사람들도 있긴 있다. 나는 아울리 잡이라 공장에서 시프트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주급이 달라지지만, 능력제인 농장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일하느냐에 따라서 주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열심히, 혹은 일을 잘 해서 세이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작물은 블루베리가 좋긴 하다. 주키니나 캡시컴은 방 값 밖에 벌지 못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처음부터 와서 주 천불을 벌 거야! 이건 정말 확률이 낮고 한 농장에서 적어도 한 달 이상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만이 계속해서 주급을 올리는 것 같다.
5. 자차여부
확실히 시골에서는 차가 있는 것이 낫다. 차가 없다면 시티에서 있을 때보다 갈 수 있는 곳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 근데 뭐 없으면 굳이 그것도 나름대로 살 만하다. 백팩 사람들이랑 친해지면 가끔 태워주기도 한다. 차 있는 친구랑 친하게 지내라.
6. 패션
패션이 무엇인가..... 트레이닝 복 몇 개만 있다면 농장 생활 준비 끝. 여기 올 때 청바지 다섯 개 가져오려다 언니가 다 빼래서 두 개만 가져왔는데 그것도 한 달에 한 번 입을까 말까더라. 주말마다 외모에 신경 좀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안 그래도 다른 사람 신경 별로 안 쓰는 호주 분위기에 시골까지 와버리니 이건 뭐 조금 있으면 자연인이 될 것 같다. 근데 다른 사람들도 다들 그렇게 하고 다녀서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오히려 화장을 했거나 조금 꾸민 사람들이 있으면 다들 꾸몄다고 놀리는 편.
7. 인종차별
시골이 좀 더 심하다. 무리지어 다니면 좀 덜 한데, 두세 명씩 다니면 유독 시비를 많이 거는 것 같다. 하루에 세네 번 당해본 적도 있다. 지나가고 있는데 멈춰있는 차에서 경적을 울린다던지, 차로 지나가면서 소리를 지른다던지, 빤히 쳐다보면서 웃는 건 기본에 동생이랑 장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 장 본거 자기네 꺼냐고 물어보는 미개한 홍인놈들도 봤다. 사실 우리는 신분이 미약한 워홀러이기 때문에 목숨 보전을 위해 대부분 무시하는 편이지만, 가운뎃손가락이 올라가려는 걸 열심히 참고 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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