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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리의 Brunch ]/새아리의 호주 생활 일기장

#19 호주 워홀 이후 4년 만에 가는 한국, 나 한국 갈 수 있을까

by 새아리 202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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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쓰는 호주 일기, 그 동안 눈코 뜰새 없이 너무너무 바빴다.

그러다 보니 벌써 이번 년도가 끝나간다.

벌써 term 4에 도달해버렸다. 이번 term이 끝나면 내년 딱 term1 만 마무리 짓고 졸업이다. 이번 해는 나에게 참 바쁘고 힘들고 고된 해였다. 사실 그 보다도 더 한 시간들을 지금까지 견뎌왔기에,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 나의 환경에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그래도 생각해보면 난 참 많은 일들을 견뎌 내 왔고, 잘 끝냈다. 매번 하는 말이지만 아마 난 남자친구가 멘탈관리 안해줬으면 어디 접시물에 코박았을지도 모를정도의 다사다난하고 힘겨웠던, 그런해였다. 정말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고, 매번 고비가 있었지만 이겨냈다. 종이에 끝없이 적어도 넘쳐났던 할 일들을 하나하나 잘 준비하고 견뎌냈던 나에게 참 기특하다, 잘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은 오늘이다.

그렇게 바빴지만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던 나- 대견하다!

근육이 붙기 시작한 올해 초

이번년도 2월부터 6월까지는 임플라논때문에 정말 많은 감정의 변화와 호르몬적인 변화를 견뎌 내면서 학교와 일, gym을 병행하는많은 일정들을 소화해 왔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매주 3일의 시프트는 꼬박꼬박 해냈고, 실습주에도 쉬지않고 주말에는 일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주 4~5일은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갔고 작년에 비해 많은 쉐입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최근에는 한 달동안 처음으로 cutting에도 도전해서 증량되던 몸무게에도 제동을 걸어줬고, 음식도 하나하나 직접 다 만들어 먹으며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남자친구 엄마가 음식을 다 해주셨엇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긴했지만 직접 해먹는 음식이 아니라 음식 조절이 힘들 때가 많았다. 이번 cutting을 남자친구와 함께 진행하며 독립준비 예행연습을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 음식은 우리가 직접 만들어 먹기로 하면서 여러모로 서로 많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같이 다이어트 하면서 만들어 먹은 음식들 (물론 내가 거의 다했지만ㅋㅋㅋㅋ)

좋은 소식은 남자친구가 드디어 full time job을 구했다는 것이다. 새로 구한 직장에서도 남자친구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게 보이고,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도 잘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 여러모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그 동안 봐왔던 남친의 모습 중에서 가장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라 참 기특하다. 얘가 최대한 이 생활을 잘 버티고 안정화를 시킬 수 있도록 나도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돕고 있는 중이다. 뭔가 드디어 서로 어른이 되는 연습을 제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다. 

남자친구 엄마 생일날 같이 외식.. 이때가 벌써 6개월 전이라니

항상 우리를 위해 신경 써 주시는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가족 외식도 종종 다니고, 친구들과 밋업도 종종했다. 이제 일 년 동안은 남자친구가 바디빌딩을 준비하는 바람에 즐기지 못할 순간들이 되겠지만, 매 번 즐거웠던 순간들이었다.

벌써 바리스타로 일 한 지도 3년

카페에서 일 년 일하다보니 커피 만드는 스킬도 많이 늘었다. 커피 맛도 많이 볼 줄 알게 되었고, 라테아트도 아주 약간 늘었다. Speaking도 확실히 1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늘어 카페에서의 손님 응대가 훨씬 나아졌다. 예전에는 손님이랑 small talking 하는게 무서워 대화를 자주 피하곤 했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을 이룩해 낸 셈이다. 이것도 남친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ㅋㅋㅋ이제 조금있으면 일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새로 구한 잡도 있고 한국도 가야해서 그만 둘 예정이다. 애증의 카페...

열심히 연습해서 가끔 운좋으면 요런 것도 만든다

올해 있었던 일 중 가장 큰 변화는

드디어 나도 호주 정식 운전면허 취득!!! 빨강색이 노랑색인 풀라이센스보다 예쁜듯

드디어 제대로된 면허를 따고 운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올해 7월에는 작년 10월에 딴 Learner 면허를 청산하고 Provisional 면허를 취득했다. 그러고 나서도 혼자서 운전을 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무리가 있었지만, 최근에 차를 구입하고나서는 조금씩 혼자 운전을 시도해보며 익숙한 도로는 네비게이션을 보면서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남자친구에게 픽업을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내가 원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어디든 갈 수 있는 옵션이 생겼다는 점이 나에게는 정말 큰 변화다. 아직은 주차가 완벽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점이 많지만, 사고만 내지말자하는 마음가짐으로 꾸역꾸역 혼자 어디든 가보려고 하고 있다. 캔버라는 차가 없으면 정말 살기 힘든 동네이지만, 운전 연습하기 정말 좋은 동네라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다.

학교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유니폼 입고 다리 길어보이게 나와서 찍음ㅋ

졸업까지 약 4주의 실습이 남았는데, 처음 실습을 갔던 4월에 비하면 정말 그동안 많은 성장과 발전이 있었다. 사실 아직도 영어를 완벽하게 알아 먹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것도 계속 하다보니 익숙해지고 내가 뭘 해야할지 알겠더라. 처음 갔던 실습에서 어벙까던거 생각하면....어쩔 수 없이 견뎌야 했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첫 실습 한주 동안은 내 자신이 많이 싫었다. 얼른 배워서 익숙해지고 싶었다. 첫 실습으로 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은 Nursing agency에서 잡을 구해 AIN(한국으로 치면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다. 차가 생겼고, 내 nursing skill에 있어 competency가 생겼기에 잡을 수 있던 기회였다. 몇 주 전에 시작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일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말인데 차도 샀다 (카푸어가 되었다).

이렇게 큰 차 살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몰게된 SUV. 처음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또 타다보니 익숙해지는 중

사실 운전 배우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내가 우악스러운 편이라 항상 내 자신을 경계하면서 다녔다.ㅋㅋ 그런데 첫 차를 사고 나서 스스로 여기 저기 가보고, 경험하면서 운전이 많이 늘더라. 최대한 조심하면서 네비게이션 보고 다니는데 일주일 정도 하고 나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행히 내가 일하는 Aged care의 위치가 보통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주차도 쉽고, 고속도로 주행할 일도 많아 운전 연습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닥쳐서 혼자 식은땀 흘리며 도전하는 과정이 있어야 실력이 는다 (사실 한 번 후진하다가 pole을 살짝 박기도 하고 curb쪽에 올라타 본적도 있음..... 운전할 때는 온 신경을 사방에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던 아찔했던 순간들ㅋㅋㅋㅋ). 앞으로도 내 자신을 믿지 말고 항상 경계하면서 다녀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긴장하면서 배우고 있는 좌충우돌 초보운전이다.

그리고 드디어 4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다

사실 나는 이번년도 말 졸업 예정이었는데, 작년 코로나가 다시 발발하는 바람에 실습 날짜가 다 밀려 코스도 연장이 되었다. 인터네셔널인 나에게는 사실 별 다른 복잡한 절차 없이 비자가 몇 달 더 연장 되었다는 점이 좋은 점이기는 했으나, 내년도 까지는 학교에 묶여 있여야 한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사실 이번 년도에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학교의 거지같은 일처리에 실망한 학생들이 한 두명이 아닌데, 나도 이번에 그 중 한 명이 되었다. 원래는 winter holiday였여야 할 1월, 일부러 맞춰서 4년만에 방문하는 한국행 티켓을 구입해 놓았었는데, 이넘의 학교에서 그때 마지막 실습 2주 일정을 잡아 놓은 것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더 내어 12월 초~말까지로 비행기 티켓을 바꾸어 놓기는 했는데, 원래는 12월 2일에 끝나야 할 코스도(홈페이지와 내 COE에는 일정이 그렇게 나와있다) 1주일 연장되어 9일날 끝나는 일정으로 바뀐 것. 변경한 티켓은 12월 7일에 출발하는 일정이 가장 저렴했고, 아니면 티켓 당 500불 이상의 extra fee를 내야하는 처지라 도저히 그렇게는 안될 것 같아 변경을 하기는 했는데, 코스 마지막 주와 겹친다는 점이 너무나도 쫄리는 것이다. 보통 마지막 주에는 통과 못한 것들을 재시험 보는 일정으로 잡아놓기 때문에, 내가 뭐 하나라도 잘 못하면 (근데 그럴 확률이 높음) 다시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에 대대적으로 컴플레인을 걸었고, 몇 명의 반 친구들과 함께 교장선생님에 해당하는 사람과 미팅까지 했다. ㅋㅋㅋㅋㅋ 진짜 이거 보면서 내 성질머리도 한 성질머리구나...하고 생각함.ㅋㅋㅋ

아무튼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라 이번에 가지말고 졸업하고 갈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러면 또 언제가 될지 모르고, 이렇게까지 한국을 오랫 동안 못 갈지 몰랐던 터라 지금 향수병에 걸리기 직전이라 그냥 12월에 3주라도 다녀오기로 했다. 엄마가 해준 밥이랑 우리 강아지 새끼들, 우리 아빠랑 할아버지를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이번에 안가면 실습이나 일하는 데도 아무런 motivation이 없을 것 같았다. 그나마 연말에 한국 간다는 희망이 있어야 마무리를 잘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생각보다 해야할 일이 꽤나 많이 때문이다(특히 돈을 많이 벌어놓아야 한다). 다행히 학교 일정 겹치는 건에 대해서는 선생님들이 flexible 하셔서 내 사정이 이렇다-하고 말하니 다들 그래 괜찮을거야, 하고 도와주시려는 분위기라 안심이었다. 4년 만의 방문인데, 한국가기 너무너무 힘들다. 천지신명님 정말 저를 도우사 엄마아빠 얼굴좀 보게 도와주십쇼. 아빠가 만든 계란말이와 감자전이 너무 먹고싶습니다.

아무튼 참 hectic했고 stressful 했던 올 한해 2022, 다음 년도 목표는
Agency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기. - 비자 신청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돈 모으기, 내년도에 남자친구와 이사하기, 졸업 후 EN으로 제대로 된 직장 구해서 일하기, 영어 말하기 실력을 문법과 함께 더더욱 향상시켜 버벅거리지 않고 fluent한 대화 실력 만들기, 비자 신청 꼼꼼히 해서 파트너십 비자 신청하기 이다.

참 신기한게 나는 이렇게 크고 작은 목표들을 꼭 메모장이나 핸드폰에 적어 놓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알게 모르게 이뤄져 있는 경우가 많더라. 무의식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나도 모르게 시각화를 많이 하고 그 목표를 계속해서 스스로 일깨우다보니 내 자신을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지게 되는 것 같다. 어렸을 때의 다이어리에 적었던 일년 목표들이, 나중에 보니 그게 꼭 일년 뒤가 아니더라도 나중에 이뤄져 있길래 놀랐던 경험이 있다. 그때부터 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여도 꼭 글자로 써놓는 편이다. 아니,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일 수록 이루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꼭 문자화 시켜놓는다.

또 나는 예전에 농장에 갔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습관이 하나가 있는데, 마음이 불안정하고 미래가 불투명하게 느껴질 때마다 유투브로 타로를 본다. 타로 해설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그냥 너의 미래는 곧 잘 될거니까 걱정하지마, 하는 위로를 듣고 싶어서 본다. 그런데 서로 다른 타로를 볼 때마다 해석이 비슷비슷하게 나오는 걸 보면 약간 신기하기는 하다. 요즘에는 내가 돈 걱정이 많은데, 앞으로 잘 벌게 된다는 해설이 종종 나오는 편인데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많은 고비가 있었던 올 한해, 잘 버텨준 내 자신아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힘든 일 많겠지만, 하루하루 버티다보면 더 나은 미래가 네 옆에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그런 의미로 오늘도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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