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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리의 Brunch ]/알아두면 득이되는 : 호주 생활 정보

호주의 수도(캔버라)에서 3년 째 거주 중입니다 {캔버라 장단점 총정리}

by 새아리 2022.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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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수도 캔버라, 들어는 봤니?

호주 국경 문이 열리고, 전국적으로 인력난을 겪는 만큼 호주에서도 워홀러들의 입국을 굉장히 환영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3년 전의 제가 그랬듯이 많은 워홀러분들이 호주의 어떤 지역에 가서 정착을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보통 시드니나 멜버른, 브리즈번 등의 대도시로 가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저는 오늘 3년 정도 머무른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실 워홀러에게 캔버라?라고 한다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완전 강력추천!!!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2년여의 워홀 생활을 하며 캔버라에 머물러서 얻었던 장점들이 꽤나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 솔직한 장단점을 한 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일자리가 많고, 일이나 학업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 / 할게 별로 없다

쉬는 날 친구들과 놀러 갔다온 댐 ^_^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부터 약간 절망적이긴 하지만, 놀거리와 먹거리가 거의 없어요. 시드니나 멜번등 복작복작한 대도시에서 살던 분들은 정말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평화로운 곳이라 와서 실망하고 불평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그만큼 할 게 없기 때문이에요. 데이트 코스라고 해도 뭐 국회의사당이나 전쟁기념관 가기....? 근처 댐이나 공원 놀러 가서 바비큐 하기 등등....? 시티 근처에서는 따릉이처럼 빌려 탈 수 있는 전동 킥보드가 있어 호수에서 한 바퀴 돌고 하기에는 굉장히 좋은데 정말 그것 외에는 할 게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가다 한 번 씩 열리는 축제에 가면 캔버라 주민들이 다 한 번씩 가보는 덕분에 아는 사람들을 꼭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답니다(^_^). 그래서 한국인 사회도 좁은 편이고, 한식당도 많지 않은 편이다 보니 다른 도시에 비해 가격 대비 퀄리티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요. 처음에는 저도 외식을 자주 했었는데, 특히 한식은 이 돈 주고 먹을 바에 만들어 먹는 게 낫겠다 싶은 게 많아서 시드니에 가지 않는 이상 캔버라에서 한식을 사 먹지는 않는 편입니다. 한국식 바비큐도 여러모로 집에서 드시는 게 최고입니다. 그래서인지 캔버라 한국인들은 웬만하면 다 요리를 잘하더라고요.

 

이렇게 캔버라에 사람이 북적인다는 건... 몇 번 없는 연례 축제 행사가 있다는 뜻입니다.

캔버라의 장점은 사실 이렇게 대두되는 단점들이 만들어 냅니다. 사람이 많지 않고 재미가 없는 만큼,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사실! 사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호주 어느 곳이나 일자리가 부족하지만, 제가 호주에 왔던 2019년만해도 호주로 워홀을 오는 가지 각국의 청년들이 참 많았어요. 영어도 잘 구사하지 못하고, 호주의 요식업 문화에 대해서 무지했던 저는 캔버라에 온 지 며칠이 되지 않아 바로 동네의 작은 카페에서부터 일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가 시프트가 약간 부족하다고 느껴 저녁에는 한식당에서 일을 구해했는데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워홀 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거나 워홀 유튜브 같은 걸 봐도 대도시에 비해 일자리 구하기가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구직의 난이도는 물론 본인의 영어 실력이나 자차 여부, 손님 응대 능력 등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는 저처럼 워홀로 처음 호주에 와서 경력도 없고 영어도 완벽하지 않지만-시티 잡을 경험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들을 전제로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처음 구한 일자리, 원하는 만큼 주 7일 시프트를 받아서 일할수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캔버라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도시가 크지 않아 일자리가 많지 않아보이지만 구인하고 있는 곳은 생각보다 정말 많다는 점! 특히 경력 없는 분들은 보통 키친 핸드나 올라운더부터 시작하는데, 워홀러보다 유학생이 많은 도시이다 보니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건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요긴 캔버라 에인슬리 마운틴에서 내려다본 전경이랍니다. 뭐가 많이 없어보이죠? 듬성듬성

꼭대기에 오르니 저 멀리 국회의사당도 보입니다.

사실 저도 처음 캔버라에 왔을때에는 많이 한적한 모습에 뭘 해야 하지... 하며 혼자 외로워하기도 많이 하고, 한식당에서 친구들이랑 술도 마시며 유흥을 즐겼던 시기가 있었습니다(물론 즐길 곳도 많이 없음). 다행히 캔버라가 대도시가 아니라 시티에 나가지 않는 이상 식당이나 바가 밀집되어 있는 곳도 많이 없고, 이곳저곳 다니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드는 편이라 나중에는 친구들과 노는데 드는 돈과 시간이 꽤나 아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시간이 좀 지나 이게 다 뭔가 싶어 제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술을 끊고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고, 제 원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코로나 이전) 워홀로 온 한국인 분들이 호주에 꽤나 많았고, 한국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지금과 다르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만약 제가 한인촌이 발달되어 있었던 대도시에서 워홀을 했다면 귀중한 워홀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시기에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도 듭니다. 여러모로 캔버라는 저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 곳입니다.

2. (차가 있는 경우) 운전하기 정말 정말 편하다 / 대중교통편이 아직까지 편리하지는 않은 편이다

유난히 차가 없는 시간대의 한적한 도로변

사실 이건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인데요, 여기에서 3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시드니만 가도 사람이 너무 많아 우선 운전이 쉽지가 않고, 차선도 굉장히 좁으며, 매너 없이 운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캔버라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시드니에서 운전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 교통체증을 겪고 비매너 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여럿 겪다가 캔버라에 오면 아무래도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혀 밀리는 곳이 없는 도시이기에, 운전이 훨씬 수월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제가 운전면허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캔버라가 정말 운전하기 쉬운 동네라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타깝게도 워홀 2년동안 뚜벅이로 지냈습니다. 그리고 차가 없던 시기의 불편함은 아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투잡을 뛰던 시기에는 체력이 도저히 버티질 못해 가까운 거리에서도 우버를 자주 이용하고는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못할 것 같았거든요(ㅠ^ㅠ).  제가 처음 온 3년 전에는 트램역조차 없어서 시티 한 번 나가는 것도 굉장히 불편했어요. 그때는 살던 곳 근처에 한인 마트도 없었어서 일하던 한식당에서 먹는 한식이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는 다행히 북쪽에서 시티까지 가는 트램이 생겨서 그나마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도 버스로 가기 불편한 지역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여전히 특정 지역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에 드는 시간이 자가용을 이용했을 때보다 두 세배가 걸리기도 한답니다(사실 이건 어딜 가나 차가 없으면 겪는 문제입니다). 자차 소지 여부에 따라 워홀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의 폭도, 일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달라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와서 운전을 할 수 있게 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는 한국 장롱면허가 있긴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호주 면허를 처음부터 다시 땄는데, 이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1년, 최소 500불에서 2000불)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더더욱 하기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호주 (특히 캔버라)에 오실 분들은 미리 운전면허를 한국에서부터 준비하시고, 와서도 운전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운전연수를 받아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사람들이 대부분 정말 친절하다(★) / 집 값& 물가가 비싼 편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단골손님 강아지

물론 이건 개인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지금까지 제가 느낀 바로는 사람들이 정말 친절해요.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일하다가 바빠서 아무리 늦어도 컴플레인을 심하게 거는 경우도 거의 없고, 다들 기다리는 데에 엄청나게 인자하고 익숙한 듯한 느낌이에요. 농장에서 이리저리 인종차별을 겪고 캔버라에 돌아와 아무 이유없이 웃어주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이제 안전하구나'라는생각이 들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몇 달 전 사람들이 캔버라에 와서 안티 백신 시위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섞여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누가 캔버라 주민이고 외부인인지 태도만으로 단 번에 구별이 가더라고요. 워낙 공무원이 많다 보니 캔버라 주민들은 웬만하면 정부의 규칙을 잘 따르고 자발적으로 지키는 편이며, 태도가 온건하신 분들이 많아요. 시드니 살던 사람들도 캔버라 사람들은 시드니 사람들과 색깔이 아예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여긴 그냥 비싼 레스토랑입니다. 그냥 넣어봤어요

그리고 캔버라 사람들의 평균 연봉은 호주 최고 수준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정부직이 정말 많은 곳이고, 정부직은 연봉과 복지가 굉장히 좋기로 유명하거든요. 호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정부직을 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나쁘게 말하면 정말 개나 소나 아무나 다 정부 잡을 할 수가 있어요! 하하). 그래서인지 캔버라는 집 값과 렌트비가 비싸요. 물가도 시드니에 비교하여 보면 2~3불 정도는 대체적으로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시드니에서 반미는 6~7불 이면 먹는데 캔버라에서는 8~10불 정도 하는 느낌). 캔버라에서 오래오래 잘 살려면 공무원들만큼 돈을 버는 직업을 갖던지 아니면 결국 물가가 싼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슬픈 이야기이지요.

4. 겨울이 춥다 / 그러나 여름이 습하지 않다

I'm not gonna lie, 캔버라에서 제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 요 부분이에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호주 내 가장 추운 지역) 도시이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호주에서 가장 유일하게 눈이 오는 곳이 캔버라랍니다(오기 전에는 몰랐음).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왔다 갔다 하기도 하는데, 잠깐 미친 듯이 내리던 소나기가 개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금세 해가 쨍쨍하게 내리다가도 우박이 오는 곳. 왜인지 한국의 겨울보다 분명히 온도가 높지만 추움의 정도는 별로 차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느낌. 그런데 제 주변 사람들은 다들 겨울을 좋아하더랍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다들 캔버라에 오래 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겨울이 싫어서 항상 겨울 가려면 몇 개월이나 남았지... 하고 날짜를 세거든요. 흑흑.

사실 호주에 딱 1년만 경험하고 갈 거야!!! 하시는 분들에게는 캔버라를 절대 추천하지 않아요. 호주에서 몇 년정도 안정적인 삶을 살면서 공부나 일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 혹은 조용한 라이프 스타일이 좋은 사람들, 호주 정착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오히려 추천하는 편입니다. 호주에 2-3년 있을 유학생이 아닌 이상 워홀 1년을 캔버라에서 보내기에는 너무너무 아쉬운 점이 많아요. 하지만 여행이나 유흥은 우선순위가 아니며 집중해서 돈을 모아보겠다, 여행보다는 일을 최대한 많이 해서 제대로 일을 배워보겠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합니다. 캔버라는 공부하고 일하기 정말 좋은 곳이에요. 와 보시면 무슨 소리인지 단 번에 이해가 가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계속 캔버라에 있는 이유는 기회가 아주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에요. 개발이 다른 곳보다 덜 되어있어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적합하고, 사람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 인종차별을 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요. 아무리 재미가 없다고 한들 이게 오히려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기에도 좋은 환경이 되어주었고, 아이들 키우기에도 적합한 환경이라 신혼부부가 와서 정착하기에도 굉장히 좋은 도시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캔버라 사람들은 유흥을 즐기기보다는 본인만의 루틴을 유지하면서 안정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인 것 같은데, 가끔 시드니에 놀러 가서 기분 전환하는 것은 정말 좋지만 그 사람 많고 복잡한 곳에 살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해지고 다시 캔버라에 돌아와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사람 이기 때문입니다(아무래도 born to be 촌니연인듯합니다). 캔버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개발이 되고 있기는 한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개발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간호 공부를 하고 있어서 diploma 졸업 후 대학으로 편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데, 아마 최소 향후 몇 년 동안은 캔버라에 거주하지 않을까 싶어요. 나중에 제 상황이 안정이 되고 나면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기는 합니다. 아무튼 캔버라 주민의 솔직한 캔버라 생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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