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호주 워홀을 먼저 시작하느라 3월에 헤어진 동생과 6개월 만에 재회했다.
사실 동생은 내년에 호주 워홀을 올 계획이었는데,
내가 시티생활을 청산하고 세컨 비자를 따기 위해 농장으로 가게 되어
제발 함께 가달라고 부탁했고 동생이 기꺼이 자신의 계획을 틀어 나와 함께 번다버그에 가기로 했다!
브리즈번 공항 안에서 동생을 못 찾고 헤매던 나를 찰떡같이도 찾아온 동생쓰
오랜만에 만나니 약간 오바 육갑 떨만도 했는데 그냥 친한 친구 만난 것처럼 담담하게 재회했다ㅋ
사실 내 제일 친한 친구는 쟤가 맞긴 하다
+)브리즈번 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이 떨어져있고, 무료 셔틀버스가 10분 정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으니
모르면 인포메이션에 잘 물어물어 찾아가시길....파란옷 입은 인포 할아버지 착함...
아침 9시 정도에 만난 우리는 짐이 미친듯이 무거운 상태였다.
그래서 브리즈번 시티까지 그냥 택시 타고 가기로 했고 50불 정도 나옴
(공항 택시보다 우버가 조금 더 싼 것 같은데 우버 어디서 잡는지 몰라서 걍 탐)
미리 예약해 놓은 숙소에 짐을 맡기고 시티에서 놀기로 했다.
우리가 머문 숙소는 Base Brisbane Uptown 이라는 백팩커스였고
그냥 하루라도 편하게 자고 싶어서 2인실을 80불 정도에 예약했었다.
시설은 뭐 모든 백팩커스가 그렇듯이 그저 그런 정도고
방음도 뭐 내가 피곤했는지 별 지장 없었다.
시티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
위치를 가장 염두해 두고 골랐는데 맘에 들었다.
얼리 체크인은 안 돼지만 체크인 이전 짐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짐 보관하는 장소의 보안이 엄청나게 철저해 보이지는 않았다.
총평 별 3.5개 ★★★☆
그리고 내 동생의 호주 워홀 첫 시작을 도와주기 위해
동생이 미리 신청하고 온 커먼웰스 계좌 오픈레터를 들고 은행에 갔다.
이렇게 크고 깨끗한 커먼웰스는 처음봤다. 기다리고 있으면 주스도 줌ㅋㅋㅋㅋ
중간에 사실 실수로 다른 지점을 들렸다가 왔는데, 거기서 은행계좌를 오픈 할 땐
왠만하면 핸드폰을 먼저 개통하는게 낫다는 걸 알게되어
부랴부랴 텔스트라에서 핸드폰도 개통했다. 앱 연동하는 데 있어서도 핸드폰 번호는 필요하다.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 때는 사촌언니가 이 모든 것을 도와 줬었는데,
내가 동생을 도와주고 있는 걸 보니 약간은 감회가 새롭더라.
참고로 카드 받고 직원이랑 정보 입력, 앱 연동 다 하고 나서 앱으로 카드 액티베이션을 따로 시켜줘야 한다.
그거 안하니까 atm 사용이 안되더라. 당황함ㅋㅋㅋㅋㅋ 그냥 앱에서 버튼하나 찾아서 눌러주면 된다.
우리는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어서 인지 이 모든 것을 다 끝내고 나니 벌써 1시였다.
배고파서 브런치 먹으러가기로 했음
배고픈 나와 동생이 검색도 미친듯이 하고 열심히 걷다 찾아낸 보물같은 까페...
사실 오전에 아이스 롱블랙 하나 먹었었는데 진짜 개 별로여서
아 브리즈번은 그렇게 커피가 특화되어 있는 곳은 아니구나 싶었는데
졸라 맛있음 사실 사진만 봐도 알거다
역시 좋은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는 거품 질도 다르고 온도도 적당하고 커피 자체의 맛도 있다
농장 생활이 끝나면 나도 꼭 저런 좋은 커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함
와플은 뭐 재료만 봐도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 아님? 크럼블 뿌려져 있는 와플에 누텔라 뿌려먹으면 뭐 말 다했지
진짜 좋았던 건 에그 베네딕트다. 나는 연어로 시키고 베이컨을 추가했는데
일단 추가한 베이컨이 엄청 크고 두꺼워서 이게 베이컨을 추가한건지 연어를 추가한건지 모르겠을 정도였고
바삭하게 구워진 크로와상과 촉촉한 수란을 함께 먹었을때의 그 황홀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동생이랑 먹자마자 눈 똥그랗게 뜸 이 카페는 그냥 만점이다 다들 가세요
왜냐면 갈 데가 없으니까ㅋ
브리즈번 시티는 이때부터도 참 조용하고 시드니 처럼 할게 많지는 않았다ㅋㅋㅋ
그래서 다들 골드코스트 가라고 했는데 그건 농장생활 끝나고 가는걸로. 오늘은 브리즈번시티 겉핥기.
날씨도 좋았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아니 여기 원래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곳인가.
그냥 별다른 감흥은 없었고 아 꽃이 있구나 평화롭구나 이정도
그래도 이 강따라 같이 걸을 때는 진짜 좋았다
동생이랑 내가 단 둘이 호주에 와있다는게 실감나고
항상 둘이서 여행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돈이 부족해서 못갔지
언제 내 인생에 얘랑만 이렇게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행복해서 아빠한테 전화도 함
인생은 저렇게 살아야한다 남이 자기를 구경하든 사진을 찍든
오로지 자신의 휴식에만 집중하는 갈매기에게 오늘도 한 수 배웠다
신기했던 건 저기에 사람만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갈매기들도 같이 놀고 있음
인공이지만 자연과 어우러지는 개 멋진 페이크 인정한다
녹차라떼를 먹으러 들어갔다가
살찔 것 같아서 녹차라떼는 입도 뻥긋 안하고 롱블랙으로 주문했는데
무슨 일인지 직원이 녹차라떼까지 실수로 만들어서 그냥 먹으라고 함
녹차라떼를 안 먹을 수가 없었다는 그렇고 그런 운명같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