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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리의 Brunch ]/호사이 Project : 호주 사는 그들의 이야기

두 번째 인터뷰: 호주에서 회계사를 왜 했냐고 묻는다면- Scott씨의 이민 이야기

by 새아리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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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회계사 왜 했냐고?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하하.

Scott 씨와는 2년 전 커피 모임에서 만나 인연이 되었습니다. Scott 씨가 회계사로 일을 하기 전에는 바리스타로 일을 하셨었는데, 그 기회로 커피에 대한 많은 지식을 파헤치고 공부하게 되셨다고 해요.  항상 어떤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인지라, 지금은 취미로 하고 있는 커피임에도 온갖 전문 도구들을 집에 다 갖추고 계실 정도로 열정이 많은 분이세요. 저에게 Scott 씨는 항상 친절하고,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 줄줄 아는 진솔한 성격을 가진 친구예요. 그래서 두 번째 호사이 Project의 인터뷰는 Scott 씨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어 요청을 드렸는데, 제가 여러 번 귀찮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 번 흔쾌하게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실 지금 호주에서는 회계공부로 이민을 도전하기에는 많이 상황이 어려워 진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5년 전까지만 해도 회계사로 이민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꽤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때 당시 이민을 도전해 지금 호주에서 회계사로 열심히 일하고 계신 (사실 일에 거의 목메어서 살고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지만) Scott 씨와의 인터뷰를 담아보았는데요, 이민/회계 관련된 질문 이외에도 Scott 씨의 15년 동안의 호주살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으니, 이 포스팅이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호주에서의 삶이 어떨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호사이 프로젝트 그 두 번째 이야기, 호주 회계사 Scott씨

Q. 첫 질문은 Scott 씨의 호주 이민의 시작으로부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Scott 씨는 언제 어떤 계기로 호주에 오게 되셨나요?

저는 2006년 10월 3일, 고등학생 때 호주에 오게 되었습니다. 브리즈번에 있는 Indooroopilly라는 동네에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었는데요, 브리즈번 시티에서 별로 멀지 않은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아버지 지인분이 살고 있는 동네라 이것저것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동네에 있는 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었어요.

호주에 오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때였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외국 생활을 한 적이 많았아서인지 사실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학교에 다지며 한국식 교육을 꾸역꾸역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던 와중, 고등학교 2학년 때 본 기말고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한국식 교육은 방대한 양의 지식을 얕게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암기를 잘 못하는 편이에요. 그때 기말고사를 보고 나서는 무언가 심각하게 잘 못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외국을 가기로 결정했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왠지 모르게 가기가 싫었어요. 미국은 제가 6살 때, 아버지가 MBA(석사 비즈니스 과정)을 따러 가신 22개월 동안 거주한 경험이 있는데, 총기사고도 많고 해서 호주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지인이 호주에 있어서 수속이 쉬웠다는 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다행히 호주는 제가 기대했던 대로 학업 스타일이 저와 잘 맞았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한국은 50분 동안 여러 문제를 빠르게 풀어내야 했었는데, 호주는 어려운 문제 6개를 3시간 동안 풀라고 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한국에서 있을 때 보다 성적이 훨씬 잘 나왔고, 과목 다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을 받아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학 진학까지 고려하게 되었고, 대학을 가게 되었어요. 

Q. 그렇다면 캔버라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대학교를 진학하기 전 멜버른의 모나시대학교와 캔버라의 ANU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ANU라는 대학교의 인상이 너무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 캔버라라는 도시가 너무 좋기도 했어요. 조용하 기도하고, 치안도 좋으며 사람들이 다 여유 있어 보였거든요. 생활 수준도 높고, 이런 점들이 좋아서 계속 있다 보니 지금까지 꽤나 오래 머무르게 되었네요.

 

Q.대학 진학 시에 회계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때 회계를 공부를 할 기회가 있어서 이미 한 번 공부를 해 본상태였고, 그래서 제 적성에 잘 맞고 제가 잘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대학교 입학은 공대와 회계 복수전공으로 들어갔는데, 공대는 내가 잘하는 쪽은 아닌 것 같아 회계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좋아하는 쪽은 공대 쪽이었지만 제 미래를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Q. 학업을 하시다가 호주 이민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영주권 취득 과정이 어떻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영주권 관련해서는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당시 영주권 관련 학과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기는 했는데, 그 당시에는 제 조건이 영주권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연히 받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을 해 왔었거든요. 그래서 준비를 그렇게 철저하게 하지는 않았는데, 그런 것에 비하면 운 좋게 어쩌다 보니 잘 나온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학교를 다닐 때부터 함께 지내기에는 한국 사람들보다는 호주 사람들이 제 성격에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 왔어요. 외국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한국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비교적 꽉 막혀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모르는 사람들과 살갑게 지내는 문화가 좋은데, 한국에 갈 때마다 (특히 서울) 한국사람들은 조금 인정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제가 호주에서 바리스타로도 일을 해봤지만, 이 부분 때문에 한국 카페에서 일하라고 하면 아마 못 할 것 같아요.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보면 항상 느꼈던 부분이 있는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한다는 거였어요. 중국인들만 봐도 누가 가게를 차리면 서로 도와주려고 하고 단합이 참 잘 되는 편인데, 한국에서는 누가 장사를 하면 꼬투리를 잡아 서로 신고하려고 하거든요. 이 예시가 전체를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지켜봐 온 바를 보며 느낀 점은 참 답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주권 취득 당시 나이 점수나 학업 요건 같은 것들이 다 갖춰져 있는 상태였고, 이때가 아니면 신청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원을 하게 되었고, 190 주정부 비자로 영주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189 비자를 지원해보려고 했었으나, 지금 이민 과정과 점수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때 당시에는 80점은 넘어야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70점이었어요. 여기에서 영어점수 10점을 더 받으려면 IELTS Academic으로 각 과목 8점 이상을 넘겼어야 했는데, 6-7번을 시험을 봐도 정말 아쉽게 한 과목에서 8점이 안 나오는 식으로 점수 맞추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190 비자는 신청 시에 6천 불 정도를 더 냈어야 했습니다.) 190 비자를 신청하는 게 낫겠다 싶어 그쪽으로 신청을 했고, 신청하자마자 거의 바로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Q. 그렇다면 올해 회계사로 일 한지 5년 차 이시잖아요? 대학공부했을 때와 실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참 아이러니한 게, 겹치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저에게 학부 때 공부와 실무는 완전 딴판이라고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대학교 졸업할 때는 택스 리턴도 어떻게 하는지 몰랐거든요. 제가 졸업한 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가 원래 오랫동안 학부가 없는 학교였고, 리서치로 유명한 학교이다 보니 실무보다는 학문적으로 깊게 파고드는 데에 집중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학부 공부의 의의를 굳이 따지자면 학문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회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 베이스를 만들고 견문을 넓힌 상태에서 실제로 일을 하면 조금 더 낫긴 하니까요. 그래서 일을 계속하다 보면 그때 배웠던 것들이 간접적으로는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는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Q. 지금 회계로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Big 4 (EY, KPMG, Deloitte, PWC) 중 하나, EY에 근무하고 계신데요, 회사에서의 주 업무가 어떤 것인가요? 

제가 맡고 있는 주 업무는 회계 감사예요. 이렇게 말하면 감을 못 잡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려운 개념은 아니고 큰 회사들이 매년 연말 정산을 하고 성과를 평가할 때 그 자료들이 정확한 지 감사를 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당연히 오차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수정을 해야 하는 큰 오차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현금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거나 사기를 칠 수 있는 확률은 없는지, 재무제표에 있는 모든 숫자가 정확한지 등등이요. 제가 하는 일이 회계사들도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기도 하고, 회계사들도 종류가 많아서 감사를 한다고 하면 아무도 무슨 일을 정확하게 하는지 모를 정도니 요정도 개념만 아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사기업이나 공기업들이 회계 처리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검사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Q. 회계라는 직업의 매력과 전망은 어떤지 설명 부탁드려요! 바리스타를 하려고 하셨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전공하신 회계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에게 바리스타를 했던 1년이 약간 넘는 시간은 제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 정도로 커피와 일을 사랑했고, 성격도 많이 바뀔 정도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바리스타로 오래 일하기에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제가 아무리 커피를 잘하고 좋아한다 하더라도 커리어적인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여러 컴페티션도 나가야 하고, 로스팅 쪽으로도 손을 뻗어야 하는데 그때 당시 저는 어떤 식으로 제 경력과 이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몰랐거든요. 보통 바리스타에게는 커피만 어느 정도 제대로 만들면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기대감을 요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제가 그때 나이가 이십 대 후반이었던 때라, 지금 회계일을 도전해보지 않으면 평생 못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을 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바리스타로 돌아갈 수 있지만, 바리스타를 하다가 회계사가 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지금처럼 큰 회사는 아니고, 조금 작은 회사에서 세무 일부터 시작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거기서 경력을 쌓아 지금의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었어요.

회계일은 아무래도 사무직이다 보니 몸이 편하다는 점,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근무표가 유연하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회계라는 학문 자체가 큰 비즈니스부터 각 가정의 가계부까지,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것에 대한 것이다 보니 세계와 국내 경제, 현금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이해가 빨라진다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세무를 잘하면 개인 택스 리턴시에 볼 수 있는 혜택이 많아지기도 하고,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아주 뿌듯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지인들에게 택스 리턴을 봉사처럼 많이 해주고 있거든요. 또 추후에 제가 개인 비즈니스를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회계관리를 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업의 전망을 이야기하자면 좋은 편입니다. 회계는 컴퓨터가 아무리 발달해도 항상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주관적인 일이거든요. 그래서 세법이 흑과 백으로 나뉘지 않는 이상 로봇으로 대체될 수 없고, 특히 호주에서 회계사 일자리가 없어질 일은 없을 거라고 봐요.

Q. 일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Big 4 회사 한정인 것 같긴 하지만, 일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연봉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게 사실이에요. 배울 것이 많고 성장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긴 하지만요. 항상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고, 특히 저처럼 감사를 하는 사람들은 예민한 경향이 있어요. 이건 저희 회사 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감사 팀은 잘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일이 일 년 내내 항상 많은데, 4-10월에는 감사 때문에, 7-10월에는 연말정산 세무일 때문에 제일 바쁜 시기예요. 그나마 세무를 하시는 분들은 택스 리턴이 6월 말에 끝나서 2-5월에는 조금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는데, 감사는 회사마다 각각 정해진 기간이 달라 언제가 바쁘다 안 바쁘다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고 쉴 시간이 없을 때가 많기도 해요. 사실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몇 번 신청했는데, 수리가 되지 않아 여전히 감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ㅠㅅㅠ).

바쁜 이유 중 하나가 한국에서는 단순 업무 위주로 비용 처리를 맡아서 하는 경리와 회계일이 나뉘어 있는데, 호주에는 경리가 따로 없고 회계사가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게다가 지금 전국적으로 회계사가 부족한 상황이에요(특히 경력직). 승진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위치로 가지 않는 이상 연봉 포텐셜도 낮은 편이고, 파트너(고위 경력직)를 하려면 일의 강도가 많이 높아져서 하려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다들 어느 정도 경력이 생기면 퇴사를 하고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것 같아요. 고위직일수록 일이 힘들어지다 보니 승진 후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다른 일로 전향을 하는 사람 등 사람들의 향후 루트는 다양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호주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어떨 때 가장 호주 오기를 잘했다고 느끼세요?

매일 매 순간이요. 저는 단 한 번도 호주에 온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는데, 호주는 참 살기 좋은 곳이고 사람대접받으면서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이에요. 한국에 있으면 매일 같이 일과 사람에 치여 살기 십상인데, 호주에서는 파트타임(알바)만 평생 해도 별 지장 없이 살 수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겉으로 보기에 신분이 낮아 보이는 직업에 대한 무시나 사회적인 시선이 정말 각박한 편이잖아요. 하지만 호주에서는 그런 직업의 귀천이 존재하지 않는 편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존중받고 그에 따른 경제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 호주에서 사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던 지 같아 내 직업으로 나를 판단하는 사람들을 찾기는 많이 드물어요. 

또 나이에 대한 편견도 많이 없어서 언제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 새로 커리어를 쌓는다고 해서 내가 느끼거나 받는 차별도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같은 직급에 있는 동료들이 저보다 보통 두세 살에서 다섯 살까지도 어린 편인데, 그런 면에서 편견이나 불이익, 사회적인 시선을 느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Q. 영어를 굉장히 잘하시는데,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셨는지, 또 영어 잘하는 팁이 있다면 하나 전수해 주세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해외생활을 해서인지 어렸을 때는 한국말보다 영어가 유창했던 시기도 있었어요. 유년기에는 한국에서 생활을 했지만, 어머니께서 꾸준히 제가 영어를 잊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에 영어실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호주에서의 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고등학교 생활을 호주에서 시작했을 때, 호주 친구들과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당연히 어려운 말이나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모르는 부분을 물어봤고, 친구들도 나중에는 제가 어떤 부분에서 이해를 잘 못할 수 있는지 감을 잡아서인지 제가 이해를 했는지 못했는지 다시 물어봐 주더라고요. 혹시 모르는 게 있다면 창피해하지 말고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세요. 여러분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르는 것이 있는 것은 전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조건 말하는 연습을 하세요. 문법이든 단어든 틀려도 계속 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친구를 사귀던, 전화영어를 하던 해서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호주의 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캔버라 한정이긴 하지만, 제대로 된 한국 음식점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 김밥 천국과 분식점이 없다는 점이요. (떡볶이는 있는데 김말이랑 순대까지 있는 집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ㅠㅠ)

Q. 앞으로 본인의 단기적,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레이스에 관심이 많은데, 내년에는 자동차 레이스를 뛰어보고 싶어요. 3년 안에 mx5 컵에 나가서 1차를 나가 보는 게 목표입니다. 사실 직업 내 커리어보다 취미 상의 목표가 더 상위에 있는 편이에요. 하하. 

업무적인 목표로는 아직 끝내지 못한 회계 공부를 끝내고 싶습니다. 승진을 하고 회계사 일을 계속하려면 결국 CA라는 자격증이 필요한데, 이 자격증은 경력이 있어야만 딸 수 있는 자격증이에요. 코스가 9개가 되다 보니 끝내는 데는 보통 2~3년 걸려요. 1년에 3 텀씩 있고, 매 학기 다 들으면 3년이 걸리거든요. 미룰 만큼 미뤘으니 이제는 딸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막연하게는 카페를 하나 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제 비즈니스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커피랑 음식이 좋거든요. 그리고 돈을 더 잘 벌고 싶습니다. 저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기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고 싶은 편이라 우선은 현재의 일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커리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쌓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Q. 호주에서 회계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음 안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농담이고 우선 왜 회계가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 유이 확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회계 자체는 정말 좋고 흥미로운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사는데 도움도 많이 되고요. 하지만 영주권을 목표로 하는 공부라면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지금은 더 힘들어진 상황이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아요. 영주권을 따기 위해 회계를 공부한다는 건 마치 파워볼 티켓을 사서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확률이거든요. 차라리 교육학이나 간호를 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주권 고민이 없으신 분들 중 정말 진지하게 회계사로 일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적성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괜찮다고 봅니다. 다만 연봉을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주세요(ㅋㅋㅋ). 사람 상대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별로 없고, 숫자를 싫어하지 않으며 문과 쪽으로 적성이 맞는 사람(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괜찮은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Q. 본인이 20대로 돌아간다면 가장 후회되는 일이나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가장 잘했던 일을 꼽자면 저는 제가 커피를 배우고 시작한 걸 가장 행운으로 생각해요. 커피를 잘 알지도 못했던 시절에 일을 시작해서 지금은 가장 큰 취미가 되었고, 대학교 졸업 직전 한 과목을 fail 해 텀을 연장하면서 시작하게 되었던 바리스타 일이 지금 제 성격을 변화시키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거든요.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소극적인 성격의 제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잘 지내게 된 것도 그때 일했던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딱히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은 별로 없다. 지금은 부모님과 떨어져 있는 게 가장 아쉬운 점이라 차라리 애초에 유학을 안 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그랬다면 지금 제가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사실 이 인터뷰는 정말 오래전 초안을 작성했었는데, 제 삶이 바쁘다 보니 글을 다듬을 엄두가 나질 않아 이제야 올리게 되는 인터뷰 본입니다. 사실 회계사라고 하면 뭔가 전문적이고, 바쁘고 딱딱한 그런 막연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실제로 회계사로 일하시는 분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여러 분야에서 일하시고 계신 회계사 분들이 계셔서 사람마다 어떻게 느끼고 생활하는지는 천차만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호주에서의 삶을 계획하시고 계신 분들께, 호주 이민을 사람 중 이 사람의 삶의 형태가 이렇구나, 하는 정도로 가볍게 읽어주시고 본인이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글 쓸 수 있게 인터뷰 응해주신 Scott 씨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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